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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이야기!!/재건축, 재개발, 리모델링 알아보기

'강남 첫 수직증축' 잠원한신 손익 계산해보니…

          [이데일리]       2013-08-09



'강남 첫 수직증축' 잠원한신 손익 계산해보니…



           - 공급면적 94㎡→110㎡로 확장…가구당 분담금 1억원
           - 강남 입지 장점…분양 수익성 높고 공사비 절감
           - 분담금 분당신도시보다 적어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정부가 4·1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직 증축 방식의 리모델링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뒤 노후 아파트 입주민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재건축 연한을 채우지 못해도 낡은 아파트를 새 집처럼 고쳐 쓸 수 있는 방법이 두 가지나
             더 생겨서다. 아파트 뼈대만 남기고 모두 새 것으로 교체하는 수직 증축 리모델링과 
           배수관·내장재·화장실 등 일부만 고쳐 쓰는 맞춤형 리모델링이 그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 강남권에서 최초로 3개 층을 높여 짓는 수직 증축 리모델링사업에
             나서는 아파트 단지가 나왔다. 지난 1992년 입주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잠원한신아파트다. 
             15층 7개동에 540가구로 이뤄져 있다. 시설이 낡아 수선이 필요했지만 재건축은 2030년
             쯤에야 가능해 입주자 대표회의를 중심으로 지난달 초 주민 55%의 동의를 받아 
             리모델링 사업 추진위원회를 결성했다. 

            수직 증축 리모델링은 건물을 양옆과 위로 증축해 늘어난 아파트에서 발생한 분양수익금으로
            공사비를 충당하는 게 사업의 핵심이다. 강남권 아파트는 시장 여건상 종전에 수혜가 예상됐던
            일산·분당 등 수도권 1기 신도시에 비해 사업성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월 리모델링 대상 아파트를 지금보다 3개 층 더 올리고 가구 수를 
          기존보다 15%까지 늘려 일반분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 방안’
           을 내놨다.


            


                 

                     ◇수도권 타지역보다 분담금 적어


                 8일 본지가 리모델링 컨설팅업체인 다담플랜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잠원한신아파트를
                수직 증축으로 리모델링할 경우 입주민 분담금이 가구당 약 1억원에 달했다.
                기존 공급면적 94.43㎡ 540가구를 모두 110.86㎡로 넓혀 시뮬레이션한 결과다. 최고 18층까지
                건물을 올려 짓고 법적 최대치인 새 아파트 81가구(기존 가구 수의 15%)를 확보해 
                일반분양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예상 사업비는 총 1306억원. 하지만 분양수익금이
                760여억원(가구당 9억3900만원)에 달해 각 조합원이 지불해야 할 분담금은 1억원 선
                (금융비용 제외)으로 추정됐다. 이는 서울·수도권 다른 지역에서 같은 사업을 추진했을
                때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수직 증축 리모델링 경험이 있는 쌍용건설에 따르면 분당신도시 A단지 전용면적 84㎡를 
               108㎡로 리모델링할 때의 조합원 분담금은 추가 분양이 없는 경우 2억원, 15% 일반분양 때
               1억3000만원으로 조사됐다. 단지별 특성과 주변 시세 등 변수가 많아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잠원한신아파트의 분담금이 다른 단지보다 3000만원 가량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잠원한신아파트 수직 증축 리모델링 사업성이 좋은 것은 강남권이라는 입지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명준 다담플랜 대표는 “수직 증축 리모델링의 최대 관건은 같은 공사비 내에서 아파트 
               분양수익으로 사업비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서울 강남은 주택 수요가 
               풍부하고 분양가도 높아 수익성이 다른 지역보다 좋다”고 말했다. 예컨대 분당신도시에서
               같은 규모의 아파트를 수직 증축 리모델링할 경우 새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1464만원
              (부동산114 조사)수준으로 잠원한신아파트(3.3㎡당 2760만원)보다 크게 낮아 사업 수익도
              약 403억원으로 쪼그라든다. 
               가구당 분담금이 잠원한신아파트보다 66%(6609만원)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법안 국회 통과·주민 동의가 관건

              하지만 사업 변수가 많아 수익성을 단정 짓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은 단지마다 용적률, 일조권 규제, 건물 배치 등이 모두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렵다”
              며 “잠원한신아파트는 동간 거리가 짧고 단지 안에 유치원과 상가도 있어 증축이 제한적일 것”

              이라고 말했다. 

             리모델링 수직 증축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와 주민 동의 여부 등도 주요 걸림돌이다. 

             리모델링 수직 증축을 허용하는 법 개정안은 한차례 국회 통과가 무산된 뒤 9월 국회에서 

             재논의될 예정이다. 권순형 J&K부동산연구소 대표는 “재건축에 비해 리모델링은 추진 사례가

             적어 사업성 분석이 쉽지 않다”며 “단지 노후도 역시 심하지 않아 주민 동의를 끌어내는 게 

             어렵다는 점도 변수”라고 지적했다. 

             잠원한신 리모델링 추진위는 사업성을 바탕으로 주민 동의율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고준환 리모델링 추진위원장은 “강남의 첫 성공 사례가 되기 위해 올해 안에 주민

            3분의 2 동의를 받아 조합 설립을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 부동산시장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근 잠원한신공인 유재환 대표는

            “노후 아파트가 대부분인 주변 여건을 감안할 때 잠원한신이 리모델링을 거쳐 새 아파트로
            변신하면 재건축을 추진 중인 인근 잠원대림아파트와 맞먹는 시세를 형성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강남은 같은 지역에서도 새 아파트와 낡은 아파트 사이

            가격 차가 크다”라며 “사업기간을 줄여 새 아파트 자리를 선점하면 주변 수요를 빨아들일 수 있다”

            고 말했다.

            박종오 (pjo22@edaily.co.kr)